[어린이조선일보] [옛 시조 한 수] 천마리 머나먼 길에

 

● 현대어 풀이

천리만리 멀고 먼 길에 그리운 임과 이별하고

내 마음 둘 곳 없어 냇가에 앉아 있으니,

저 냇물도 내 마음 같아서 울며 밤길을 가는구나.

*예놋다: 가는구나. 예다'는 '가다', '놋다'는 '~는구나'의 옛말.

 

● 작품 배경

이 시조를 쓴 왕방연(?~?)은 조선시대 전기의 문신이자 시인입니다. 세조 때 금부도사(왕의 명을 받아 죄인을 다스리는 관청인 의금부의 책임자)로 일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단종을 유배지로 데려가 사약을 전달한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는 세조의 왕위 찬탈로 도성을 떠나게 된 단종의 귀양길을 함께한 왕방연의 비통한 심정이 잘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어린 왕을 강원 영월에 유배하고 홀로 돌아오는 길, 왕방연은 흐르는 냇물 소리마저 우는 듯 슬프게 들렸나 봅니다.

역사는 당시를 '사약을 가지고 온 금부도사 왕방연이 감히 사약을 전달하지 못하고 오열하고 있을 때 단종을 모시던 심부름꾼 복득이란 자가 활시위로 목을 졸라 단종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림당 '교과서 중심 우리 대표 옛 시조' (안희웅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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