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생 때, 검도를 한 5~6년 정도 다니고 2단까지 취득했던 기억이 나네요.
법적으로, 초등학생은 2단까지 밖에 취득할 수 없다는 사실과 매너리즘에 검도 다니는 것을 멈췄었어요.
그래도 다닐 땐 열심히 다녔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ㅋ
관장님께서 우리들이 친구를 데려오면 칭찬카드와 함께 유희왕을 주셔서
몇 명 데려가기도 했었죠 ㅋㅋ
태권도가 공무원 시험볼 때 4품으로 받는 가산점과
검도가 공무원 시험볼 때 2단으로 받는 가산점이 같은 점수라고 합니다.
그만큼, 검도는 힘들고 어려워요. 인내심도 많이 필요로합니다.
종주국 일본에서 온 무술이기 때문에 예의를 중요시 여깁니다.
우리나라에선 비인기 종목이지만, 일본에선 인기 종목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실전에서 사용하는 실용적 무술이기보다는 정신 수양을 하는 무술이기도 합니다.
검도를 안하고나서 17년 정도 잊고 살다가 우연히 서랍 속에서 단증이 발견되면서
그때가 떠올라 글 써봅니다.
1단 단증인데 1단은 단증을 코팅해서 다녀야 할정도로 흐물하게 부여되었습니다.
2단 단증인데 이 단증부터는 카드 형식으로 발급되더군요. 자세히 보면 2th라고 되어있는데 2nd가 맞는 표현인 것 같네요 ㅋㅋ
검도 도복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호구를 착용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제가 다녔던 검도관에선 1단(초단)부터는 빨간색 도복을 입기도 했었는데
한국검도여서 그랬는가 봅니다.
일단 검도의 기본 중의 기본인 스텝부터 알아볼까요?
스텝
개인적으로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 스텝을 터득하는데만 해도 2주에서 한 달정도 걸립니다.
쉬워보여도 해보면 꽤 힘듭니다. 그것도 대부분 땀을 뻘뻘 흘리시며 말이죠.
왼발의 뒷꿈치는 항상 들고 있어야합니다. 승단심사(단을 따는 곳에서 실시하는 심사)에서
뒷꿈치가 잠시라도 바닥에 닿으면 무조건 실격입니다. 수십만원 그냥 날아갑니다.
죽도와 목검과 진검
검도에서는 크게 죽도와 목검을 사용하여 수련합니다.
죽도는 보통 머리/손목/허리 연습, 타격대, 대련 시 사용합니다. 검도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으로 쓰입니다.
목검은 주로 검법을 수련할 때 사용하며, 제가 수련했던 검도관에서는 목검집도 있었습니다.
검법은 목검을 가지고 수련하는 것으로 검법마다 하는 행동이 다릅니다. 다 외워야해요.
저는 초단(1단)일때 7개~10개정도 외운 것 같네요.
오른쪽 사진의 진검을 소유하기 위해선 검도관 관장급 이상의 단 수와 자격요건이 되어야만합니다. 하나에 수백만원 합니다.
가끔씩 관장님이 가지고 나오셔서 짚단 베고 그러시기도 했었는데 다 추억이네요 ㅋㅋ
참고로, 사범은 4단부터, 관장은 5단부터 가능합니다.
중단세
옆에서 보면 왼쪽 사진과 같으며, 1인칭으로 보면 오른쪽 사진과 비슷합니다.
오른쪽 사진은 정석적인 중단세보다 좀 더 오른쪽을 향해있네요.
대련할 때, 중단세라는 기본만 잘 잡혀있어도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갑니다.
즉, 중단세는 상대방이 저의 머리, 손목 중 하나를 노리고 들어올 시, 저지할 수 있는 각도가 되어야 합니다.
허리는 보통 머리를 공격하려 할 때, 팔을 들게 되는데, 수비를 하다가 역으로 상대방이 팔을 든 그 순간에 허리를 치는 방법도 있습니다.
양쪽 겨드랑이에 달걀 하나 크기로 벌린 다음,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죽도를 잡고, 그 죽도의 끝은 상대방의 목을 향하고 있으면 됩니다.
저 때는 찌르기가 금지되어 있었는데, 요즘은 되는 모양이더군요.
호구
검도의 호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비싼편에 속합니다. 3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다양한데
대부분, 이 단계에서 검도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비싸니까요 ㅜ
허리에 차는 호구는 문양이나 색깔을 본인의 취향대로 살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에 있는 세 줄기의 호구는 가운데에 검도관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한자나 한글로 써서 넣기도 합니다.
사실, 호구를 착용한 후 부터는 굉장한 마인드 컨트롤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머리나 얼굴에 땀이 나서 가려운데도, 머리에 착용한 호구의 철망 때문에 긁을 수 없습니다.
관장님이나 사범님은 그것을 참으라고 하시면서 인내심과 참을성을 기르는 일종의 수양으로 받아들이시고,
대부분의 검도인들도 동감하실겁니다.
또한, 호구를 착용하기 전, 두건을 접어서 머리에 착용하는데
두건을 접는 것도 방법이 있습니다.
검도 안한지 17년 정도 되었지만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가끔 심심하면 수건으로 접어보기도 해요 ㅋㅋ
대련 및 검법
대련도 검도의 각 분파마다 다릅니다.
해동검도는 대련이라는 것이 아예 없으며
대한검도는 공격만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다닌 한국검도는 수비도 있었어요.
검법도 해동검도는 검법이 생명이라고 할 정도로(대련이 없으니 그렇겠지요) 중요하고,
대한검도도 몇 달 다녀보니
대한검도와 한국검도의 검법은 또 다르더군요.
점수를 매기는 법은, 상대방에게 먼저 타격을 한 사람에게 1점씩 줍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다보니, 사람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대회에선 카메라 판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검도관에선 관장님이나 사범님이 보시고 하죠.
그렇게 점수를 매겨서 승부를 가립니다.
단과 급
검도에선 9급부터 1급이 있으며, 1급이 되어야만 1단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생깁니다.
대회처럼 전국의 한국검도 1급을 모아서 1단이 되는 승단심사를 합니다.
승단심사에 통과하면 1단을 얻게 됩니다. 보통은 수십만원의 참여료와 심사비를
주어야합니다. 단 수가 높아질수록 이 승단심사비가 비싸집니다.
더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죠.
저희 검도관에선 맨 앞줄에 갈 수록, 맨 왼쪽에 갈 수록 급수나 단수가 높았습니다.
초단(1단)부터는 빨간색 도복을 입히는데, 보통 시간마다 맨 앞줄의 맨 왼쪽에는
빨간 도복을 입은 사람이 2~3명정도 존재했습니다. 관장님이나 사범님들이 모두 바쁘시면
이 빨간 도복을 입은 단수의 수련생들이 준비운동이나 검도 연습을 대신 시키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도 가끔 그랬고요 ㅋ
또 제가 다녔던 곳에서는 승급심사가 엄격하고 특이했습니다.
자신이 무슨 본관인지, 무슨 파인지, 몇대 손인지, 명심보감과 사자성어 등을
물어보고 검법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십수년이 흐른 후 동네에 있는
대한검도관에 가니 승급심사랄게 이름만 그렇고 관장님이 뒤에서 보시고
통과시키시는 모습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저는 말씀드린대로 그렇지 않았거든요.
컬쳐 쇼크인지, 검도의 분파가 다르기 때문인지, 관장님 성향이신지 좀 놀랐어요.
대회
검도도 대회가 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검도인들끼리 승부를 겨루는건데
저는 초등학생이지만 통통했었기 때문에 중/고등학생 형들과 대련해서
밴텀급으로 했는데 금메달 2개 땄었네요.
대회를 가면, 실력 있는 관장님들이 대나무나 짚단을 일렬로 놓고 한 큐에 다 베기도 하십니다.
특색 활동
제가 다녔던 곳에는 금요일마다 레크리에이션이라고 불리는 피구를 했습니다.
그 외에는 말씀드린 머리/손목/허리 연습, 타격대나 검법 수련 등을 했는데
관장님께서 특색있는 활동도 많이 하셨습니다.
새로 들어온 흰 띠들에게 양 옆에서 신문지를 잡고 펴서 그 가운데를 목검으로
베는 것이었는데, 잘 하는 수련생도 있지만, 신문지를 베는 것이 아닌 둔탁하게
가져다 대서 신문지가 가운데로 1자로 베어지는 것이 아닌 찢어지거나 신문지 전체가
분리되는 상황도 있었고,
양초를 켜서 목검으로 촛불 바로 위에서 멈추어 바람으로 끄는 활동도 있었고,
오이를 베는 것도 있었고 그랬네요.
마치면서
지금와서 생각하면 검도를 그냥 계속 할걸 그랬습니다 ㅜ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하시고 계시고요 ㅜㅜ
검도를 수련했던 그날들을 생각하면 보다 더 건강했고 더 행복했었던 것 같아요.
검도가 비록 한국에서는 비인기종목이고, 비주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본다면 일본 다음으로 잘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태권도에 묻혀서 존재감이 없는데, 검도라는 수련은 참 매력적인 종목입니다.
일본에서 왔기 때문에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예의를 더 중요시 하기도 하고요.
무슨 운동을 할 지 모르시겠다면, 검도라는 운동을 한 번 해보시는게 어떠실까요? ㅎㅎ
감사합니다.